지난해 부모님의 반대에도 취업을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A(26.여) 씨의 첫 직장은 악몽이었다. <br /><br />신생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한 달 동안 팀장에게 '쌍X'과 '씨X년'등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듣고 물건을 자신에게 집어 던지고 멱살을 잡히기도 했다. 계속되는 폭언에 A 씨는 점점 자신감과 자존감이 없어져 결국 퇴사를 선택했다. <br /><br />경기도의 한 중소기업에서 사무직으로 일한 B(29.여) 씨는 성희롱과 추가 근무 강요에 시달려야 했다.<br /><br />'너로 인해 간통법이 없어졌으면 좋겠다', '누구랑 닮아서...내 딸을 맡아서 너랑 잘해봤으면 좋겠다'며 직장 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. <br /><br />심지어 남자 직원이 그녀에게 야한 동영상을 문자로 보내기도 했다.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하혈하는 일도 있었다는 B 씨는 더이상 참을 수 없어 회사를 나왔다. 그녀는 퇴사 후 "내가 왜 살지"라는 생각이 들면서 극단적인 방법을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옆에서 지켜준 가족을 보며 아픔을 이겨냈다고 말했다.<br /><br />청년유니온은 이같은 블랙기업의 패턴과 거기서 겪게 되는 청년들의 어려움을 확인해보기 위해 블랙기업 피해 사례를 수집해 '한국형 블랙기업 지표개발 연구보고서'를 냈다. <br /><br />블랙기업은 계약직과 인턴 등 고용불안 상태에 있는 청년노동자들에게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등 불합리한 노동을 강요하는 기업을 말한다. <br /><br />블랙기업 제보사이트에 접수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장시간 노동(69.8%), 연장수당 미지급(36.5%), 임금체불(31.7%), 폭언(23.8%), 근로계약서 미작성(17.5%), 정규직 희망고문(15.9%), 성희롱·성추행(7.9%) 등의 유형이 나타났다. <br /><br />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"'블랙컨슈머' 처럼 '블랙기업'이란 단에 자체가 우리 사회 전반에서 보편적인 단어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 이상봉과 위메프로 대표되는 블랙기업의 사례를 끊임없이 드러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"라고 말했다.